소통공간

용인성범죄변호사 이 대통령 “가끔 댓글 읽고 전달도 해…댓글·공감 조작은 민주주의 파괴 중대범죄”

용인성범죄변호사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댓글은 저도 가끔 읽고, 국무위원들에게 전달도 한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되기를 바라시면 주인이 의견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서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을 인용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인용한 게시글은 ‘각 부처마다 댓글 읽기 시간이 다 있나봐 / 우주항공청은 세금이 안 아깝다는 댓글 보고 경훈님(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되게 좋아함 ㅋㅋㅋ’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가짜뉴스, 댓글이나 공감 조작 같은 여론조작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라면서 “경찰이 수사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댓글·공감) 순위를 조작하는 것은 업무방해일 뿐 아니라 정보 조작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경찰이든 검찰이든, 행정안전부든 법무부든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엑스에 우수 경찰관 특별포상과 관련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면서 “신상필벌”이라며 “공무원이 부정 부패하면 나라가 망하고 공무원이 충직하면 국민이 행복하다”고 썼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전수 조사해 동해·독도 표기가 잘못된 10곳을 보고한 경찰관을 언급하며 “찾아서 포상이라도 좀 하라. 피자라도 보내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경찰청은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를 신설해 이 같은 보고를 한 허정훈 서울경찰청 경감에 대해 200만원 특별포상을 결정했다.
‘시대의 지성’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1941~2016)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그가 고초를 겪었던 시대와 달리 한국 사회는 민주화됐고, 광장에 모인 시민의 힘으로 무도한 지도자를 두 번이나 끌어내렸다. 그러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주장들이 사회 일각에서 확산되면서 그가 평생 강조했던 ‘성찰’의 의미를 되새겨야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대도 사회도 변했지만, 그의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신영복의 말과 글이 우리 시대 모순과 대립을 넘어서는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그의 10주기에 맞춰 뭉쳤다. 출판사 돌베개는 신영복의 저서들을 새롭게 묶어 <신영복 전집>을 간행하고, 또 13명의 학자들이 저마다 연구 분야에서 그의 삶과 사상에 관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신영복 다시 읽기>를 펴냈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선생이 강조하셨던 ‘성찰’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며 확산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하며 변화할 수 있는 ‘성찰적 주체’야말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말한다.
20년 20일의 긴 수감 생활을 마치고 나온 48세의 신영복은 1989년 이재정 성공회 신부를 만나면서 2014년 겨울까지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하게 된다. 그가 재직했던 성공회대 교수들은 10주기를 앞두고 세미나 연구서를 준비하다 학생들에게 쉬운 언어로 그의 다양한 면모를 풀어내기로 하고, 2024년 2학기 대학원 공통 과목으로 ‘신영복함께읽기’를 개설했다. 이를테면 역사학자 한홍구는 신영복이 살았던 시대의 맥락에서 그의 삶을 이야기하고, 사회학자 김동춘은 신영복의 진보주의와 사회변혁에 관한 관점을 풀어낸다. 중국학자 백원담은 신영복이 좋아했던 루쉰과 그를 비교하는 강의를, 문학평론가 임규찬은 신영복의 서화에 담긴 미학을 이야기하는 식이었다.
입문 강의를 맡은 김창남 교수는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기 보다 유튜브 등에서 영향력 있는 ‘빅마우스’에 의존하는 ‘사유의 외주화’가 심화하고,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주장들이 힘을 얻는 오늘날 “성찰성의 확산, 성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금 다시 신영복을 읽는 이유”다.
방법론으로 신영복이 즐겨 쓰던 서화 ‘서삼독(書三讀)’을 제시한다. 단순히 횟수가 아니라 ‘책을 읽되 텍스트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책이 처한 역사적 맥락을 살피며 독자 스스로 사유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번에 펴내는 책을 통해 새로운 독자들과 만나려는 의도와도 닿아있다.
이경아 돌베개 편집부장은 “최근 한 대학 국문과에 강의를 갔는데 20대 학생들이 신영복 선생에 대해 알지 못했고, 선생님 서화 작품인 ‘처음처럼’을 이야기하자 소주 브랜드로만 아는데서 많이 놀랐다”고 했다. 저자가 부재하다보니 10년의 세월이 지나며 그에 대한 기억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부장은 “돌베개가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작업한 <담론>의 앞부분에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관계론적 화두인 ‘더불어숲’과 같은 그의 사유들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다시 책을 읽을 독자를 찾아나서려고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15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에서 열리는 10주기 추도식에서 두 책의 출간으로 ‘신영복 다시 읽기’를 시작한다. 오는 2월까지 대전· 서울·진주 등에서 전시회와 북콘서트가 이어지며, 5월에는 <글을 쓰다가, 신영복>(가제)이라는 책이 하나 더 예정되어 있다. 강원국·김미옥·김하나·정지우 등 8명의 동시대 작가들이 저마다의 글쓰기와 신영복에 대한 생각을 엮은 책이다. 이 책으로 오는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과 만나 ‘서삼독’의 취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완고한 벽을 깨뜨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깜깜한 어둠 속을 달려가 벽에 부딪치는 ‘작은 소리’를 보내옴으로써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를 알리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창조적 독법을 기대합니다.”(신영복, <변방을 찾아서> 책머리)
[주간경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였던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지난 1월 6일, 정청래 당대표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문제는)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고 말했다. 공천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일탈이라는 취지다. 정 대표는 ‘클린 선거 암행어사단’을 운영해 공천 비리를 감시하겠다고도 했다.
다른 정당들은 잇달아 민주당을 비판하며 자체적인 공천 개선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에서의 금품 제공, 부정 청탁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며 공천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돈 공천, 줄 공천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며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요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치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건 돈도, 줄도 아니다”라며 99만원만 있으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 분야를 경험·연구해온 여러 인사는 김병기 사태가 개인의 일탈이라거나, 돈 공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전국 단위 정당이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독점’하는 제도가 이번 사태의 구조적·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갖는 지방의원 공천권은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종속되게 만들고, 국회의원이 지역에서 왕 노릇을 하게끔 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정당 공천을 전면 폐지해야 할까, 정당 공천 체제는 유지하되 지역정당과 지역단체에 공천의 문을 열어야 할까. 지방정치를 살리는 공천 개혁 방안에 관해선 의견이 다양했지만, 김병기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 언제든 더 터질 수 있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었다.
현행법은 전국 단위의 정당만이 지방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게 돼 있다. 후보자 추천의 주체를 ‘정당’으로 명시해 정치단체 같은 정당이 아닌 결사체는 후보자 추천을 할 수 없다. 또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한다”고 규정돼 있다. 중앙당이 수도에 위치하지 않는 지역정당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전국 단위 정당에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해놓았다.
문제는 정당 소속의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광역·기초의원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후보자들이 줄을 서고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공천”이라며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무조건 공천에 개입하도록 돼 있고, 이들이 공천심사위원회에 안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제한 없이 공천 개입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이 교수는 “지방의원으로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은 이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아무리 지역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고 하더라도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눈에 들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지방자치 감시활동을 하는 공익감시시민연대의 심춘보 대표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관계를 ‘주종관계’로 표현했다. 심 대표는 “지방의원들이 지하철역과 상가를 돌아다니면서 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를 배포한다”며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한다. 찍히면 다음 공천 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쩔쩔맬 수밖에 없고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해야 할 판”이라며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다”고 했다.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선거와 지역구 행사에 동원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번 김병기 사태에선 공천 헌금의 불법 여부가 문제 됐지만, 합법적인 영역에서도 돈 문제는 발생한다. 공천이 아니었으면 안 내도 될 후원금을 내는 식이다. 한 지역에선 지역위원장이 당선이 어려운데도 공천권을 갖고 후보자들에게 돈을 받으며 정치자금을 확보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윤왕희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방선거 공천은 당 엘리트들이 자신의 ‘권력 자원’으로 활용할 인물들을 충원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종속 관계는 ‘줄 서기’와 ‘갑질’을 넘어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민 전체의 입장과 지역 주민의 입장이 배치될 때 지방의원들의 목소리는 힘을 받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소영 교수는 “의정활동 과정에서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눈치를 본다는 것은 실제로는 지방의 문제가 중앙의 결정과 배치될 때 지역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역에서는 정당들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데도 중앙의 양극화된 정치 구도가 지역에 그대로 내려오면서 지역 정치까지 대립적 정치가 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등한 관계에서 지방의 요구와 중앙의 요구가 맞닥뜨리고, 거기에서 소통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거의 주종의 관계에서 중앙 정치인에게 밉보이지 않아야 지역에 돈도 따오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했다.
정당 공천 독점의 문제점은 거대 양당체제와 맞물려 더 악화된다. 윤왕희 연구원은 “양당 간에 경쟁이 잘 안 되고, 경쟁이 있더라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경쟁이 없는 선거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천의 중요성, 공천 결정권자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돈 같은 방법이 통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지방선거 때 경쟁자가 없어 무투표 당선된 후보는 508명으로 전체 당선인의 12.3%에 달했다.
김주호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2022년 지방선거 때 광역의원은 98~99%, 기초의원은 94~95%가 거대 양당에 속해 있었다”며 “지역주의가 강한 영·호남과 그 외 지역에서도 거대 양당 중 어느 한 곳의 공천을 받느냐 아니냐가 사실상 당선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에 유권자 의사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후보자 입장에서는 유권자에게 어떻게 할지보다 공천권을 가진 핵심 인사를 움직여서 공천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럴 때 가장 쉽게 동원할 수 있는 게 금품”이라고 했다.
후보자 공천을 전국 정당이 독점할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개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정당 공천을 전면 폐지하자는 의견과 정당 공천 체제는 유지하되 지역정당과 지역단체가 공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폐지 의견인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 공천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법은 국민과 주민을 구분하고 있고, 지방선거는 국민이 아니라 주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정당이 공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당은 본질적으로 국민 전체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위한 기구라 국가 과제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들의 공천 없이는 지역주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구조는 지역을 중앙정치에 예속시키는 것”이라며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 간의 견제와 감시도 이뤄지지 않고, 지방은 중앙의 위장기관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가 차원의 정치는 일반성과 통일성을 추구하지만, 지방자치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치”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역사성, 공간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정책을 만드는 자치권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정당공천제가 방해하면서 지방자치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익감시시민연대는 지난 1월 10일부터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폐지하라는 내용의 시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단체는 “김병기·강선우 의원의 공천 비리 혐의는 빙산의 일각이며 구조적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이제 중앙정치의 하수인이 아닌 진정한 지역 일꾼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당 공천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선 제대로 된 후보자를 가려내는 기준과 절차를 갖고 있는 정당의 역할과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역정당이 허용되면 지방자치의 취지도 살리면서 민주주의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호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이고 필연적으로 정당민주주의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도 정당 공천은 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당 공천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많은 단체가 후보자를 공천해 지방선거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조직이 광주에만 있어도 정당으로 등록할 수 있고, 광주에서 벌어지는 선거에 한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게 해준다면 훨씬 더 많은 정당이 나올 것이고, 이 통로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윤왕희 연구원은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엉망으로 하니까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폐지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치가 더 작동을 안 할 수 있다”며 “2004년 지구당 폐지와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윤 연구원은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위원장의 사당화 때문에 폐지됐는데 그 후 정당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자기 마음대로 하기 쉬운 상태가 돼버렸다”며 “정당 공천 폐지는 지방 토호들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주는 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2023년 9월 전국 정당만을 허용하는 정당법에 합헌 결정을 하면서도 재판관 5명이 위헌 의견을 낸 것은 향후 지방선거 제도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위헌 결정을 위한 정족수(6명)에 단 1명이 부족했다. 재판관 3명은 “거대 양당에 의해 정치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전국 정당 조항은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이 정치영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을 배제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때 헌재소장을 대행한 문형배 재판관도 이 의견이었다.
다른 재판관 2명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며 “지역정당 배제는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종속시켜 지방정치의 활성화를 억지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계속됐지만, 기득권을 쥔 거대 양당이 적극 나서진 않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3~5인 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는 거대 양당 체제를 깬다는 면에서 의미가 없지 않지만, 양당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보니 현재까지 그 실효성이 명확히 드러나진 않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 때 3인 이상 선거구를 일부 운영했지만 제3당이 당선된 사례는 드물었고, 늘어난 자리를 양당이 나눠먹을 뿐이었다.
개혁신당의 ‘99만원 선거’도 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시도일 수 있지만, 지방자치 실현의 근본적 방안이 될 수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정당이 공천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 선거 신인의 노하우 장벽도 없앴다”고 했다. 김해원 교수는 “(지방자치의 종속 문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자유롭지 않다. 개혁신당의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도 개혁신당 의원들의 수행비서 역할을 할 것은 명약관화하지 않냐”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소영 교수는 지방선거에서의 정당 공천 제도 개선이 정치 인재 양성과도 연결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다른 나라들을 보면 지방의회 의원부터 시작해 광역의회 의원으로 나아가고, 그 지역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을 통해 인재가 키워진다. 공공정치의 훈련장인 지방의회에서 경험해보고 중앙 정치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은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과 가까운 사람을 내려꽂기 때문에 중앙 정당의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만 지역에서 정치를 할 수 있다. 인재 양성이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청년, 여성, 노동, 돌봄, 환경 관련 인재들이 지역 정치로 들어올 경로가 거의 없다”며 “다양한 경력이 있는 지역인재들이 정치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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