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네이버마케팅 [사설] 쿠팡 이어 기업들 보안사고 봇물, 이래서 AI강국 되겠나
- 이길중
- 25-12-08
- 0 회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지난달 27일 오전 4시42분부터 54분간 해킹에 뚫렸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이로 인해 외부로 빠져나간 코인은 1040억여개, 피해액은 445억원에 달했다. 이번에도 ‘늑장 신고’가 도마에 올랐다. 최초 신고 시점은 사고 발생 6시간 뒤인 오전 10시58분이었다. 이날 열린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행사까지 신고를 미룬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또 지난 2일엔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익시오’에서 고객 통화 내용이 다른 고객에게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약 14시간 이어진 사고에도 회사는 이를 몰랐다가 고객 신고가 있고서야 조치에 나섰다고 한다.
쿠팡, SK텔레콤, KT, 롯데카드, 예스24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잇단 해킹 및 정보 유출 사고로 기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로 2324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이용자들은 유심을 교체하느라 이른 아침 대리점 앞에 줄을 서야 했다. 그런데 쿠팡은 이를 넘어선 고객 정보를 유출하고서도 김범석 의장의 사과는커녕 구체적인 배상 방안을 지금껏 밝히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소비자와 시민들이 시달려야 하는가.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의 일차적 책임은 정보 보안 투자를 게을리한 기업에 있다. 하지만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쿠팡이 정부의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을 이미 두 번이나 취득하고서도 또 사고를 낸 건 정부 인증의 허술한 운영 때문이다. 도리어 이것이 인증 기업에 과징금을 50% 감면해주면서 ‘솜방망이 처벌’의 방패로 활용되는 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전자금융거래법상 가상자산 사업자에게는 해킹 사고에 대한 제재나 배상토록 할 법적 근거가 없는 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정부가 AI 강국 도약을 위해 투자와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개인정보 관리와 보안이 허술하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정부는 사고를 낸 기업을 일벌백계하고, 정보 인증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콘서트로 바쁜 헌트릭스 대신 불려온 저승사자와 싸우던 홍길동이 일부러 잡혀줬더니, 기자들은 희대의 대도가 ‘체포’됐다며 생중계한다. 홍길동의 믿음직한 동료 자바리, 유튜브 라이브로 해명하다 오히려 가짜뉴스로 몰리자 발끈한다. “아니 네가 가짜뉴스지! 내가 100만 유튜버 활빈당 TV의 자바리야!”
국립극장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는 ‘2025년형 K-히어로’ 홍길동을 표방한다. 극단 미추의 <홍길동전> 원조 창작진이 2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 그간 세월도 세월이지만, 마당놀이 핵심 요소가 풍자와 해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의 시대 감각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공연의 설득력을 좌우한다. 2025년 홍길동은 사회적 단절과 불평등을 넘어 ‘공정’을 요구하는 평범한 서민의 대변자로 무대에 소환됐다.
“금년 세상 참 요란하게 돌아갑디다. 개혁에, 개방에, 개정에, 개발에, 계좌에, 계엄에, 계산에, 계계계계… 주식, 부동산 들쑥날쑥, 관세, 탈세 삐쭉빼쭉, 그래도 오늘만큼은 다 잊고 한바탕 웃어야지요!” 마당놀이 진행자라 할 수 있는 꼭두쇠가 한바탕 무대를 열면 홍길동이 ‘번쩍’ 날아서 등장한다. ‘한국형 히어로’의 활약을 공중 활공을 비롯해 마술, 아크로바틱 등 화려한 연출로 시각화했다. 공중 활공은 <홍길동전>부터 이어온 대표 장면으로, 배우들이 5m 상공을 날며 역동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출신 저승사자와 홍길동이 맞붙는 2인 활공 장면이 볼거리다.
홍길동을 체포하기 위한 ‘국제 히어로 엑스포’도 재미를 준다. 헤라클레스, 미야모토 무사시, 손오공에 이어 갑자기 ‘손흥민’이 축구공을 드리블하며 등장한다. 이어 호명되는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귀멸의 칼날> 카마도 탄지로에 이르면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이 객석을 채운다.
마당놀이는 요즘 유행하는 ‘이머시브극’과 맞닿은 면모도 있다. 첫머리를 돼지머리에 복을 비는 고사로 시작하는데 이어 배우들은 끊임없이 관객에게 말을 걸고, 눈을 맞추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흐린다. 마당놀이 특유의 사회 비판은 관객들의 호응이 있어야 비로소 생동감이 생겨난다.
공연에선 세상의 부조리와 부패를 나열하며 시사들을 녹여내지만, 표현이 다소 두루뭉술해 저마다 느끼는 ‘통쾌함’의 정도는 조금씩 달라질 듯하다. 손진책 연출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갈리면서 현실 정치 풍자가 전두환 정권 때보다도 쉽지 않은 지점이 있다”고 했다.
전통 연희를 한데 펼쳐 놓는 무대에는 흥이 넘친다. 50여명의 배우·무용수·연주자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춤과 노래는 절로 손발 장단을 치게 한다. 배우 캐스팅에도 동시대 감각을 입혔다. ‘원조’ 김성녀의 뒤를 이어, 젊은 여성 소리꾼 이소연·김율희가 ‘젠더 프리’ 홍길동을 선보인다. 원작에 없던 여성 활빈당원 ‘삼충’은 홍길동에 대한 애정을 능청맞게 표현하며 유쾌한 매력을 더한다.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6년 1월31일까지.
전력 분야 일자리가 사상 처음으로 석유·가스 등 연료 공급 분야를 제치고 에너지 산업 최대 고용원이 됐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빠르게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2035년까지 에너지 부문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5일 ‘2025 세계 에너지 고용(World Energy Employment 2025)’ 보고서는 발표하면서 지난 5년간 전 세계 에너지 부문 일자리는 540만개 증가했으며 증가분의 약 4분의 3이 전력 분야 일자리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관련 고용 증가율은 올해 1.3%로 둔화될 전망으로 팬데믹 이후 최저수준이지만 전력 부문에서는 3.4%의 고용 성장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기 산업 고용은 전 세계적으로 390만명 증가했다. 태양광 발전 관련이 이 중 절반을 차지했다. 전기자동차 관련 일자리도 지난해에만 80만개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에너지 분야 고용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하지만 에너지 전환 속도에 따라 전환 규모는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행 정책이 유지됐을 때의 시나리오, 현재까지 발표된 정책과 계획이 이행됐을 때의 시나리오, 2050년 탄소중립이 달성됐을 때의 시나리오 등 세 가지 시나리오상에서 에너지 관련 고용 일자리 추이를 각각 예측했다.
그 결과 에너지 전환이 느리면 느릴수록 에너지 관련 고용 창출이 더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발표한 정책과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 경우 2035년까지 에너지 고용은 14% 증가해 2600만명에 이르지만, 현재 정책이 유지될 경우 에너지 분야 종사자 수는 정책이 이행됐을 때보다 130만명 적을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가스 분야 에너지가 소폭 증가하는 반면 석탄 채굴 분야 일자리와 에너지 효율 관련 일자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까지 에너지 관련 고용이 60% 증가해 종사자 수가 3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화석연료 공급 분야 고용은 빠르게 감소하지만 감소분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 일자리 증가로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일자리가 전체 자동차 제조업 일자리의 9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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